이 글은 B급 독후감이자 비정상 문학평론이다. A급 정상적인 독후감을 찾는 분들은 딴 데 알아보시라. 나에겐 희한한 초능력이 있다. 여기서 초능력이라 함은 농담 반 진담 반이다. 나는 사람이든 조직이든 항상 전성기를 지나 이른바'끝물'일 때 만난다. 물론 가끔은 끝물일 때 더 맛이 나는 경우도 있다. 겨울이 오기 전 가을 단풍이 아름답듯이. 촛불도 꺼지기 직전 크게 타오르듯이. 아무튼 나는 이 희한한 운명(혹은 인연)의 원인을 대략 파악하고 있다. 그건 내 속도나 성향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들이 다 좋아하는 신작 영화가 개봉을 했다고 치자. 남보다 조금 느리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걸 싫어한다면 당연히 영화가 거의 극장 상영을 끝낼 무렵에 보게 될 것이다. 설치고, 빨빨거리고, 호기심이나 욕망에 바로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