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부영화의 대부 아카데미상 4회 수상 존 포드 감독

구름산신작가 2023. 7. 28. 17:16
반응형

장르의 달인 존 포드 감독

 

1894년생. 데뷔작은 1917년 작 <토네이도 The Tornado>. 서부영화의 대부로 자신을 소개할 때면 ‘내 이름은 존 포드. 서부 영화감독’이라고 했다고. (이 자체가 마치 서부영화 주인공 같음.) 하지만 서부영화만 찍은 건 아니고 그가 연출한 140편의 영화 중 서부영화는 대략 1/3쯤에 해당하는 54편.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최다 감독상(4회) 수상자지만 수상작은 모두 비서부극이라는 게 함정. 사실 서부영화로는 아카데미상을 받기가 좀 어렵고, 또 존 포드가 그만큼 정통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완성도 높게 잘 만들긴 했지. 그럼 어떤 영화로 감독상을 네 번이나 받았느냐. 그건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먼저 존 포드의 사람을 살펴보자.

 

 

가난한 아일랜드계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존 포드. 형제는 무려 열 세명. 전형적인 흥부네 집안. 열아홉 살이 되자 해군 사관학교에 지원했지만 실패. 먹고살기 위해 흘러 흘러간 곳은 할리우드. 당시를 회고하며 그는 영화감독이 될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고. 

 

하지만 영화 스튜디오에서 일하다 보니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하는 기회를 얻었는데, 연기는 신통치 않았는지 그냥 연출만 하는 걸로 낙찰. 당시 서부영화로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배우 해리 캐리와 함께 24편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그러던 차에 대륙 횡단 철도 건설을 다룬 <철마 The Iron Horse, 1924>가 흥행에 성공하나 싶더니만, 바로 다음에 찍은 서부 영화 <세 악당 3 Bad Men>을 깔끔히 말아먹은 존 포드는 이후 13년 간이나 서부영화에 손대지 않고 대신 코미디,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만들며 세월을 낚는다. 

 

그러다 1939년, 서부영화 팬이라면 한 번 이상은 봤을, 그 이름도 유명한 <역마차 Stagecoach, 1939>를 발표. 마침내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성공을 거둔다. 주인공 존 웨인은 이후 존 포드와 콤비를 이루면서 서부영화의 간판스타로 성장. 가장 미국적인 배우, 미국의 가부장적 사회와 보수적인 가치관을 상징하는 배우, 이른바 미국적 가치를 대변하는 배우가 됨. 베트남전 지지 의사를 밝힘.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군에 입대한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젊은 나이에 이미 아이를 넷이나 둔 다자녀 가정의 아버지였기 때문.

 

한편, 총을 쏘지 않는 총잡이, 군대에 가지 않는 전쟁 영웅 존 웨인과 달리, 존 포드 감독은 2차 대전 당시 해군 소령으로 복무하면서, 1943년 <미드나이트 해전 We Sail at Midnight>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고, 이때의 경험을 살려 전쟁이 끝난 뒤 할리우드로 돌아와 이른바 기병대  3부작으로 알려진 1948년 작 <아파치 요새>, 1949년 작 <노란 리본을 한 인 She Wore A Yellow Ribbon>, 1950년 작 <리오그란데>를 연이어 히트시킨다. 

 

그리고 1950년대에 들어서는 <수색자>를 제외하곤 다시 서부영화에서 손을 뗀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듯... 60년대에는 거의 활동이 없었고 70년대에 사망(?) 그리고 80년대가 돼서야 재평가를 받게 됐다는.

 

 

존 포드의 주요 영화

 

역마차 (1939), 황야의 결투 (1946), 아파치 요새 (1948), 리오 그란데 (1950)

 

먼저 역마차. 일명 서부영화의 교과서. 복수를 위해 탈옥한 카우보이, 마을에서 쫓겨난 매춘부, 신사 차림의 사기도박사, 아름답고 도도한 귀부인, 공금횡령으로 도망 중인 은행가, 주정뱅이 의사, 목사처럼 생긴 위스키 판매원, 듬직한 연방 보안관, 덩치 큰 마부 등 활극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 이들이 함께 역마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근원적으로는 신화적 모험담 모티브. 

 

국내외 수많은 영화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길, '서부영화를 알고 싶으면 이 영화를 봐라'라고.  실제로 역마차 이전 서부극은 싸구려 통속극으로 여겨졌으나 역마차 이후로는 새로운 신화, 지금으로 치면 일종의 도시전설급으로 격상. 지금 보면 클리셰로 가득한 모험 활극 영화지만, 이 모든 클리셰가 존 포드에 의해 만들어지고 완성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것임.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