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글쓰기에 필요한 문학 및 소설 핵심 전문 용어

구름산신작가 2022. 3. 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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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화

허구적 서사물은 본 사람과 이야기하는 사람이 분리되기도 하는 특징이 있다. ‘누가 보느냐’와 ‘누가 이야기하느냐’의 괴리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정리를 한 주네트는 이 누가 보느냐의 문제를 호칭하는 이름으로 ‘초점화’라는 용어를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이다. 누군가가 “그 소설책은 어렵다.”라는 말을 했을 때 이 이야기는 직접 소설책을 본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보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상황이 그것이다. 이야기하는 것과 보는 것이 동일한 대행자에 귀속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쥬네트는『서사 담론』에서 초점화를 기법적인 관점에서 주로 생각하였다. 서술자나 인물로 하여금 어떤 대상을 지각하고 인지하게 하는 어떤 작가적 개입을 잠정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초점화라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순수한 시각적 의미를 넘어 인식적 정서적 관념적 방향성을 지닌 것으로 확대해서 생각해야 함이 옳다.

 

초점화는 주체도 있고 대상도 있다. 이것을 증명하듯 초점화의 유형에는 서술자가 초점화자인 외적 초점화자와 작중 인물이 초점화자인(보고 판단하는 존재) 내적초점화자가 있다. 다시 말하면 이야기의 내부 인물의 시점을 빌려 인물이 보는 것을 서술하는 과정이 내적 초점화이며 이야기 외부의 시점을 빌리는 것이 외적 초점화이다. 내적 초점화와 외적 초점화의 구별 기준은 서술의 대상과 관련이 있는데, 지각하려는 대상이 사건의 밖에 있으면 외적 시점이 되며 내적은 그 반대이다.

 

리몬 캐논의『소설의 시학』에서 그는 초점화의 국면에는 지각적 국면, 심리적 국면, 관념적 국면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또한 텍스트의 국면에 사건의 서술 순서, 인물 구성, 사건을 보는 서술자의 시각인 초점화 등을 들고 있다. 이중 마지막의 사건을 보는 서술자의 시각에 대해 보도록 하자. 서술자가 보는 시각인 시점의 이동을 보면, 일인칭 목격자적 시점의 상황에서는 두 가지 경우로 나눈다. 서술자의 시점이 고정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초점화의 도움을 받는 경우와 서술자의 시점에서 잠정적으로 작중 인물의 시점으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삼인칭의 자격으로 서술자가 이야기할 때도 초점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삼인칭 화자일 때도 외부 시점과 내부 시점에 따라서 두 가지 경우가 생긴다.

 

스토리는 반드시 서술자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서술자에 의해 언포 된다. 이때 일종의 프리즘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서술자의 관점 또는 시각의 중재를 통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러한 서술자의 초점화 과정을 통해 텍스트에 제시된다.

 


■ 내포작가

웨인 부스의 『소설의 수사학』이라는 책을 참고하여 내포 작가에 대해서 말해 보도록 하자. 그는 설명(직접적 서술)이든 묘사(간접적 서술)이든 이야기꾼의 개입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아무리 극적으로 제시하고 보여 주려 하더라도 설명의 과정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이야기에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하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다. 이야기의 전달 과정을 통제하고 이야기를 만들거나 꾸미는 어떤 존재, 실제 작가와 구분되는 이 존재를 부스는 ‘내포 작가’ 또는 ‘공식적 기록자’, ‘제2의 자아’라고 불렀다. 이러한 내포 작가는 작가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내포작가는 실제 작가보다 제한된다. 즉, 내포 작가는 작가와의 동일시가 아닌 또 다른 모습을 말한다. 작가의 제2의 자아라고도 말하는 것은 하나의 인격적 실재이며 작가 의도에서 미끄러진 의미를 생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포 작가는 작품 전체의 지배적인 의식이며 작품 속에 구체화되어 있는 규범의 연원이다. 이것은 목소리도 없고, 모습도 없다. 내포 작가는 추상적인 수준에서만 작품 내에 존재한다. 작품에서 표현된 것은 내포 작가의 것인데, 추상적인 차원에서 작가의 의식과 가깝다. 채만식의『탁류』에 도덕적 타락을 비판하는 윤리적인 내포 작가가 숨겨져 있다. 이는 내포 작가가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을 뿐이지 실제 작가의 윤리의식이 담겨 있다. 반대로 서정주의 『진달래꽃』과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인격 형성으로 내포 작가와 작가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에서의 내포 작가는 좌익을 비난하고 있으나 실제 황순원이란 작가는 좌익을 옹호하는 이질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카인의 후예』의 목소리는 실제 작가가 아닌 내포 작가의 목소리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작가와 내포 작가가 일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다.   별도의 경우로는 실제 작가나 서술자와는 별도의 존재로써 신빙성 없는 서술자가 있어 자연스럽게 내포 작가와 대비되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의 예로 『날개』의 ‘나’와 같은 존재를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의 ‘나’는 미숙한 존재로써 내포 작가가 실제와 상극의 캐릭터로 위장된 것으로 보인다.

 

내포 작가는 독자에 의해서 생성되기도 한다. 모든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으며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곳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내포 작가를 생성해 낸다. 부스는 ‘독자가 내포 작가의 모습에서 얻는 상상의 결과가 작가가 획득하는 가장 중요한 효과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작가가 아무리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서 작품에 뛰어 들려해도 독자는 불가피하게 내포 작가를 상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내포 작가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성되고 숨겨져 있는 제2의 자아이다.

 


■ 자유 간접화법

자유간접 화법은 간접도 아니고 직접도 아닌 작중 인물의 직접성과 서술자적 간접성이 혼합되어 있는 화법이다. 이것은 통합인 사고와 발화를 재현하는 문체로 이중적 목소리를 지니며 비사실적 애매성을 띄고 있다. 쉽게 말해 화자의 서술에 인물의 서술이 끼어드는 것으로 쉽게 다른 화법과 차이를 두어 설명하면 이렇다. 직접화법의 경우 <“그가 오늘 여기로 오길 원해.”라고 그녀는 말했다.>가 되는 글을 간접화법으로 고치면 <그가 오늘 여기로 오길 원한다고 그녀는 말했다.>가 된다. 이를 다시 자유 간접화법은 이렇게 된다. <그녀는 그가 오늘 여기로 오기를 원했다.> 이 글을 보면 직접 발화에서 말하는 사람은 작중 인물, 간접 발화에서 말하는 사람은 서술자가 되며 자유 간접화법에서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작중 인물인 듯하지만 발화는 서술자의 어투가 삽입되어 드러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유 간접화법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를 크게 나누어 보면, 첫 번째는 전지적 서술로부터 탈피해 작중인물 속마음에 대한 노출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발언자에게 일정한 언어 자질과 태도를 부여해 주어 발언자 태도의 복수성을 띄게 한다. 이렇게 되면 자유 간접 화법에서는 말하는 주체의 말 습관, 사투리, 호칭 등도 직접 화법에서 쓰이는 그대로 쓰일 수 있다. 세 번째는 간접적 내적 독백으로써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는데 편리한 수단이 되며 마지막으로는 작중 인물에 대한 내포 작가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자유 간접 화법은 사용함에 있어 비문법적 자질이 발생함에도 소통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 현상을 일찍 분석한 함부르거는 간접적 담화도 아니고 직접적 담화도 아니므로 서술자의 말도 인물의 말도 아니라 하였다. 함부르거와 앞에서 언급한 스탄젤을 비롯한 독일어권의 학자들은 이 현상이 규범적인 언어 현상을 뛰어 넘는 것이므로 허구적 서사물에 나타나는 한 특징으로 보았다.

 


■ 내적독백과 의식의 결합

내적독백은 화자의 서술이 잠시 중지되고 인물의 내면의식이 1인칭으로 직접 노출되는 것으로, 의식의 흐름은 화자의 서술 통제를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곧 인물이 화자로 여겨져 독자는 소설을 1인칭으로 경험하게 된다. 내적 독백은 이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우스에도 있는 등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서사의 불길』이라는 책에는 이러한 내적 독백이 잘 나와 있다.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내적 독백이 생겨나는 것같이 내적 독백은 누군가에게 고백할 것이 생겼을 때, 그러나 들어줄 이가 없을 때 생겨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만큼 은밀한 것이며 의식적인 것이다. 즉, 내적 독백은 ‘인물의 언어를 서술화’ 한 것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소설과 내적독백은 텍스트 속에서 함께 나타나는데 내적 독백이 다른 의식 제시 방법과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것은 작중 인물이 생각하고 의식하는데 서술자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 덕에 내적 독백은 작중 인물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구애받지 않고 흘러나와 의식의 결합을 이루는 것이다.

 


■ 서술자의 기능

‘제라르 주네트’는 서술자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였다. 사실 서술자의 기능은 텍스트 속에 통합되어 녹아있는 것이지만, 이것을 분리해 서술자의 기능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보도록 한다.

 

그 첫 번째는 서술 기능으로써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말한다. 두 번째는 관리 기능이다. 메타 서술적 담론을 통해 텍스트의 분절하며 연결하며 상호관계를 구성하는 등 내적 조직을 표시한다. 세 번째는 의사소통 기능이다. 이것은 서술 행위와 관련된 기능으로써 수화자 지향의 접촉이나 대화 등의 서술, 그 자체보다 청중과의 관계, 수화자와의 관계 유지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으로 구술 ․ 담화 기능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은 다른 것들에 비해 매우 능동적인 기능이다. 네 번째 기능은 증언 기능이 이다. 이것은 서술자가 정보를 얻은 출처를 증언해주며 자신의 기억의 정확도나 어떤 에피소드가 자신에게 일깨워준 감정을 가르쳐 주는 것으로 정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데올로기 기능이다. 서술자의 스토리 개입이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행위에 대해 해석 ․ 논평하는 교훈적 형식을 띄고 있다. 서사의 필수적 요건으로 서사의 양상과 효과를 결정하는데 주동적 역할을 한다.

 

이렇듯 서술자는 텍스트 안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동종이야기 & 이종 이야기 (제라르 주네트의 서사 담론)

동종 이야기는 서술자가 자신이 이야기하는 스토리 속에 존재하는 것을 말하며, 이종 이야기는 반대로 서술자가 자신이 이야기하는 스토리 속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종 이야기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서술자가 작중 인물을 바라보는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되나 서술자와 작중 인물이 같은 인물인 1인칭이 사용될 수도 있다. 혹은 서술자가 자신을 지적하는 경우인 3 인칭 속의 1인칭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3인칭 속의 1인칭 서술자는 기존의 시점 이론은 해결해 주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웨인 부스가 『소설의 수사학』에서 일인칭/삼인칭 무용론을 제안하였다.

 


■ 슈탄젤의 세 가지 서술 상황

슈탄젤은 서술 상황에 대해서 일인칭 서술 상황과 작가적 서술 상황, 인물적 서술 상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설명하였다.

 

일인칭 서술상황은 화자가 작중 인물로서 스토리 세계에 속해 있는 것으로 서사된 모든 것들이 일인칭 화자와 존재론적으로 관련된 것을 말한다. 고백의 형식으로 나의 모든 이야기, 화자의 내밀한 의미가 강화되어 나타난다. 서사적 자아와 경험적 자아의 거리가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는데 이는 예전의 경험을 회고하느냐, 현재의 일어나는 경험을 위주로 서술하느냐에 따라서 이 거리가 달라진다. 서사적 자아 중심인 경우 경험적 자아의 행위나 사건에 대해 논평 ․주석 ․해석식으로 서술해 삼인칭 전지적 서술과 흡사한 느낌을 주게 된다. 반면에 경험적 자아 중심인 경우 서사적 자아와 경험적 자아의 거리가 매우 가까우며 서사적 자아의 존재성이 부각된다. 전체적으로 존재 영역 동일성의 우세하다.

 

전지적 서술상황은 화자가 스토리 세계 밖에 위치해 있다. 화자가 ‘나’라 지칭하더라도 스토리 세계에 속한 작중 인물로 등장하지 않으면 일인칭이 아닌 전지적 서술 상황이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이종 이야기로 보통 독자들은 일인칭으로 혼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 둘은 다르다. 일인칭 서술에서 화자는 존재론적 자기표현의 동기를 지니나 삼인칭 서술에서 화자는 육체를 지니지 않은 지각이며 의식과 목소리만 있는 존재로 아무런 존재론적 동기가 없다. 이러한 전지적 서술 상황은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어 고전소설부터 죽 사용되어 오고 있으며 화자가 서술자와 스토리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다. 또한 화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서술을 주도하나 인물의 언어를 빌려 쓰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레 외부 시점이 우세하며, 자유 간접화법의 경우, 화자의 언어와 작중 인물의 언어가 서술에 뒤섞이는 현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인물적 서술상황은 삼인칭 화자의 능력이 제한되고 최소화되어 특정 작중 인물을 통한 내부 시점과 그의 지각 의식 관점 등이 중심이 되는 서술로 독특한 서술 상황이다. 이를 전통 소설 이론에서는 ‘삼인칭 제한적 시점’이라 하며 노먼 프리드먼은 ‘선택적인 전지적 시점’, 제라르 주네트는 ‘내적 초점화 서술’이라고 칭한다. 현대소설로 올수록 화자의 존재성과 능력이 제한되고 경험적 자아나 작중 인물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장면적으로 묘사하는 서술이 확대되고 있다. 직접성과 냉정성이라는 이중적 서술 효과를 통해 한 작중 인물의 존재론적 양태를 보여주는데 유용한 서술방식이다. 개념의 명료성이 떨어지므로 전통적인 시점에선 고려하지 않는 서술 상황이기도 하다. 인물적 서술 상황은 삼인칭 서술 상황에서 인물의 의식과 감정, 지각을 통하여 서술하는 양상을 가리킨다. 작가적 서술 상황은 삼인칭 서술에서 작가가 자신의 지각과 의식을 통하여 이야기를 서술하는 상황임에 반해, 이 인물적 서술 상황은 인물의 관점이나 입장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서술자는 전하기만 하는 양상이다. 곧, 반영자 양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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