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돈이 전부일까? 노동과 글쓰기가 인간을 지탱하는 이유

구름산신작가 2026. 5. 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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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최고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리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돈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노동은 현실 감각을 주고, 글쓰기는 자기 삶을 해석하게 합니다. 돈 중심 사회에서 노동과 글쓰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돈이 전부일까? 노동과 글쓰기가 인간을 지탱하는 이유

요즘은 “돈이 최고다”라는 말이 너무 쉽게 통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돈이 없으면 삶은 쉽게 흔들립니다. 병원비, 집값, 생활비, 교육비, 노후 문제까지 현대 사회에서 돈은 삶의 많은 조건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돈이 중요하다는 말과 돈만 중요하다는 말은 다릅니다.

돈이 삶의 수단을 넘어 유일한 목적이 되는 순간, 인간은 이상하게 단순해집니다. 어떤 일이든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로만 평가하게 됩니다. 돈이 되면 좋은 일이고, 돈이 되지 않으면 쓸모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를 위험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사람은 돈만으로 지탱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지탱하는 데는 노동이 필요하고,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돈은 필요하지만, 돈만으로 인간은 유지되지 않는다

돈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돈이 있어야 먹고, 살고, 치료받고, 이동하고, 관계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있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온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돈으로 집을 살 수는 있지만, 그 집 안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는 돈이 정해주지 않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벌 수는 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해석할지는 결국 사람의 내면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돈 이외의 것이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가 노동이고, 또 하나가 글쓰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노동은 단지 월급을 받는 직업만 뜻하지 않습니다. 자기 몸과 시간, 책임을 들여 무언가를 만들고 돌보고 유지하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밥을 짓는 일, 아이를 돌보는 일, 강의를 준비하는 일, 가게를 여는 일, 작품을 만드는 일, 누군가의 하루를 덜 무너지게 돕는 일도 넓은 의미의 노동입니다.

글쓰기 역시 작가만의 일이 아닙니다. 글쓰기는 자기 경험을 언어로 붙잡는 일입니다. 흩어진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복잡한 생각에 구조를 주며, 지나간 사건을 의미의 형태로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노동은 삶을 바깥에서 지탱하고, 글쓰기는 삶을 안쪽에서 지탱합니다.

노동은 현실 감각을 준다

노동을 하는 사람은 세계와 직접 부딪힙니다.

몸이 피곤해지는 것을 압니다. 시간이 모자라는 것을 압니다. 약속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압니다. 한 사람의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압니다.

무엇이든 실제로 해본 사람은 말을 함부로 가볍게 하지 않습니다.

노동은 인간에게 현실 감각을 줍니다. 직접 움직이고, 실패하고, 다시 조정하고, 또 시도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은 세상이 자기 뜻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리고 타인의 수고를 이해하게 됩니다.

누군가 만든 결과물 뒤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어 있는지 알게 됩니다. 음식 한 그릇, 강의 한 시간, 글 한 편, 작품 하나, 깨끗하게 정리된 공간 하나에도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들어 있습니다.

반대로 노동을 경시하는 사람은 세상을 너무 쉽게 판단합니다.

“그거 해서 돈이 되나?”
“그런 걸 왜 해?”
“돈 안 되는 일은 다 쓸데없다.”

이런 말은 얼핏 현실적인 충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세계에 대한 감각이 빈약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노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듭니다. 내가 세상 위에 떠 있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 안에서 손을 움직이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합니다.

글쓰기는 자기 삶을 해석하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겪습니다.

실패를 겪고, 모욕을 겪고, 상실을 겪고, 이해받지 못하는 시간을 지납니다. 그런데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원망으로만 남기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의미로 바꿉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도구가 글쓰기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안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바라보는 일입니다. 감정에 완전히 잡아먹히지 않고, 그 감정을 한 걸음 떨어져서 관찰하는 일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이 일이 내게 무엇을 남겼을까?”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지켜야 할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이 글쓰기입니다.

글을 쓰지 않아도 사람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로 쓰지 않은 생각은 쉽게 흩어집니다. 감정의 파도 속에서 같은 원망을 반복하고, 같은 상처를 다시 밟게 됩니다.

글은 흩어진 것을 붙잡습니다.

글을 쓰면 경험이 조금씩 구조를 갖습니다. 구조가 생기면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거리가 생기면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석할 수 있으면 고통은 나를 찌른 사건으로만 남지 않습니다.

그 고통은 내가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돈만 기준이 되면 사회는 왜 위험해지는가

돈이 되는 것만 가치 있다고 믿는 사회에서는 중요한 일들이 쉽게 낮게 평가됩니다.

예술은 돈이 안 되면 쓸모없는 일이 됩니다. 교육은 당장 수익을 만들지 못하면 의미 없는 일이 됩니다. 돌봄은 월급으로 환산되지 않으면 하찮은 일이 됩니다. 글쓰기는 바로 팔리지 않으면 시간 낭비가 됩니다. 사유와 성찰은 현실 감각 없는 사람들의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돈 안 되는 것들’ 위에서 유지됩니다.

누군가 아이를 돌봅니다.
누군가 노인을 돌봅니다.
누군가 기록합니다.
누군가 가르칩니다.
누군가 상처 입은 사람의 말을 들어줍니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고치고, 연결합니다.

이런 일들이 사라지면 사회는 겉으로는 부유해 보여도 안쪽부터 무너집니다.

돈만 남은 사회는 계산은 빠르지만 마음은 느려집니다. 이익에는 민감하지만 부끄러움에는 둔감해집니다. 성공한 사람은 숭배하고, 실패한 사람은 쉽게 조롱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존재 자체가 아니라 소유한 자산과 수익성으로 평가됩니다.

이것이 위험합니다.

돈은 좋아하지만 노동은 싫어하는 태도

더 위험한 것은 돈을 숭배하면서도 노동은 경시하는 태도입니다.

돈은 좋아하지만 일은 싫어합니다. 부동산이나 투자처럼 돈이 돈을 낳는 방식은 좋아하지만, 몸과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낮게 봅니다.

타인의 노동으로 유지되는 세계에 살면서, 정작 노동 자체는 하찮게 여기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깊은 모순이 있습니다.

돈은 원래 누군가의 노동과 가치 생산의 결과입니다. 누군가 집을 지었고, 누군가 도로를 깔았고, 누군가 물건을 만들었고, 누군가 서비스를 제공했고, 누군가 지식을 생산했습니다.

돈은 그 가치의 교환 수단입니다.

그런데 돈만 숭배하고 노동을 경시하면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습니다. 돈이 가치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가치 그 자체인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어떤 일을 했느냐”보다 “얼마를 벌었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어떤 삶을 살았느냐”보다 “얼마를 가졌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어떤 사람이 되었느냐”보다 “얼마짜리 사람이냐”가 중요해집니다.

이것은 인간을 천천히 빈껍데기로 만듭니다.

한국 사회에 이런 생각이 많은 이유

한국 사회에서 “돈이 최고다”라는 말이 쉽게 통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난의 기억이 있습니다. 전쟁 이후의 생존 감각이 있습니다. 압축 성장의 경험이 있습니다. IMF 이후의 불안이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 격차가 있고, 학벌과 직업을 통한 계층 이동의 압박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돈은 단지 욕망이 아니라 공포의 반대말이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무너진다는 경험이 너무 강하게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 자체를 쉽게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돈이 삶을 지키기 위한 도구를 넘어, 인간과 사회를 평가하는 거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버릴 때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방식을 선망하면서도, 실제로 사회를 유지하는 많은 노동을 무시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돌봄을 하면서도 존중받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글을 쓰고 가르치면서도 “그게 돈이 되느냐”는 말을 듣습니다. 누군가는 성실하게 일하지만, 자산이 없다는 이유로 실패한 사람처럼 취급됩니다.

이런 사회적 감각은 오래가면 위험합니다.

사람은 자기 삶을 생산해야 한다

저는 사람이 무엇을 통해서든 자기 삶을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산은 돈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의미를 생산하고, 관계를 생산하고, 책임을 생산하고, 자기만의 언어를 생산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해봐야 합니다. 자기 시간을 들여 책임을 져봐야 합니다. 자기 언어로 자기 삶을 해석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삶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습니다.

노동은 사람에게 현실을 가르칩니다.
글쓰기는 사람에게 의미를 가르칩니다.

현실 없는 의미는 공허하고, 의미 없는 현실은 피곤합니다. 노동과 글쓰기는 그 둘을 연결합니다.

결론: 돈은 수단이고, 노동과 글쓰기는 인간의 뼈대다

돈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은 인간의 전부가 아닙니다.

돈은 삶을 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삶을 해석해주지는 않습니다. 돈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지만, 인간을 깊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돈은 선택지를 늘려주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일을 해주는 것은 노동과 글쓰기입니다.

노동은 내가 세계 속에서 어떤 사람인지 알려줍니다. 글쓰기는 내가 내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노동은 나를 현실에 붙들어두고, 글쓰기는 나를 의미에 연결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돈을 벌어야 할 뿐 아니라, 일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써야 합니다.

자기 삶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기 삶을 남의 말로 이해하게 됩니다.

자기 손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수고를 쉽게 깎아내리게 됩니다.

돈만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사회는 결국 인간의 깊이를 잃습니다. 반대로 노동과 글쓰기를 존중하는 사회는, 돈이 많지 않아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돈으로만 지탱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한 일과, 자신이 끝내 써낸 말로 지탱됩니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돈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정말 의미가 없을까요? 우리가 오래 붙들고 살아야 할 일은 어쩌면 당장 돈이 되지 않지만,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노동, 글쓰기, 돌봄, 창작, 배움.
이런 것들이야말로 한 사람의 삶을 안쪽에서 지탱하는 힘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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